테마인터뷰-추억#5 밝히는 조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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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인터뷰-추억#5 밝히는 조규찬
별밤 잼 콘써트에서 기타리스트로의 화려한 변신을 위해 밤마다 맹연습중인 조규찬.
흑백의 낡은 사진 속에 담긴 어린시절의 추억을 주제로 한 2집앨범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PM을 통해 직접 밝히는 그때 그시절 그사건 5가지를 들어본다.
추억#1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 때면 항상 아버지 생각이 먼저 난다. 아버진 잔정없고 고지식한 정형적인 아버지상(像)이 셨지만 유달리 막내인 나에게만은 정을 많이 주시고 너그러우셨다.
111살쯤이였던 것 같다. 워낙 밖에 나돌기 좋아했던 개구쟁이인 나를 위해 동요를 만들어주신 적이 있다. 막 뛰어들어온 나를 피아노 옆에 앉혀놓고 한소절씩 따라 부르게 하셨는데, 사장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또 형들이 갖고 있던 딱지가 갖고 싶어 슬픈표정을 지으면 아버진 그것을 뺏어 장롱에 넣어두셨다가 나랑 딱지 따먹기를 해서 모두 잃어주셨다.
그러면 난 그 딱지들을 들고 나가 동네 애들한테 다 잃고, 그러면 형들이 또따오는 식이였다. 정말 악순환의 연속이였지만 난 늘 멋지고 특이한 딱지를 들고 나가 자랑하는게 좋았다.
아버지릉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함께 들었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던 음악과 스킨냄새도 잊을 수 없다.
추억#2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죄송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뿐이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TV드라마 처럼 하루 아침에 우리집 형편은 말도 안되게 어려워졌다.
방 한칸에 식구들이 함께 잘 때도 있을만큼. 그때 어머닌 교회에서 전도사로 선교활동을 하시면서 받는 직비로 우리 3형제학비를 충당할 수 없자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시기도 했다.
무리하신 탓에 잠깐 다리가 마비되시기도 했는데 그덕에 지금도 불편하시단다.
아버지없이 힘들 때나 형편이 나아진 지금이나 매일 아침 새벽기도를 나가시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잘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한다.
지난번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어머니께 너무 죄송스러웠다.
추억#3
선화예고를 다닐 때의 추억이 참 많다. 보통 한학년에 남학생이 30명 정도 밖에 안됐을 만큼 좋은 환경(?)을 갖춘 학교. 늦게까지 그림을 그리다가 시간이 늦어지면 모두들 누군가를 놀릴 음모(?)를 짜내기 시작한다.
전동을 최대한 살려 소품, 조명을 이용해 귀신분장을 마친 후 으슥한 곳에서 여학생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때의 긴장감이란. 공포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내면 그 자리에서 기절하는 여학생이 있을 만큼 우리의 귀신놀음은 성공적이었다.
\"겨우 귀신얘기냐구요? 썰렁하다구요? 하지만 그땐 그게 최고였다구요.\"
추억#4
이번 2집 앨범에도 일곱번째 크리스마스란 곡이 실렸듯이 어린 마음에 크리스마스는 내게 아주 특별한 날들로 다가왔다.
일곱 살이던가 여덟살이던가 그 시절 크리스마스 이브. 늘 그렇듯이 트리며 잔뜩 치장을 끝낸 후 창밖을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어렴풋이 눈을 떴을 때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하얀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그때의 그 감동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그걸 어찌 다 말로 설명할 수 있으리요.
추억#5
첫사랑에 대한 추억? 언젠가 라디오 방송에서 한번 얘기한 것 같은데, 내 첫사랑의 주인공은 대학교1학년 때 만난 그녀였다.
형이 일방적으로 잡아논 역속이라 제대로 씻지도 않고 집에서 입던 옷차림으로 처음 만난그녀 두 번째 만나던 날 난 그녀에게 반해버렸고 대책도 없이 혼자 감정만 앞서서 새벽에 꽃을 사다 받치는 등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바빠져 자주 못보기도 했지만 그녀는 날 그냥 좋은 친구 쯤으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여차저차해서 헤어진 그녀는 지금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은 그냥 담담하고 없어질 수 없는 종이의 앞면처럼 그렇게 추억할 뿐이다.
출처 - <95년 6월호 포토뮤직>
댓글목록
강인수님의 댓글
강인수 작성일정말이지 학겨에서 하는 귀신장난은 정말 잼이따는.....학겨전통같다눈..ㅡㅡ;;;
신애님의 댓글
신애 작성일
첫사랑 ...
신애님의 댓글
신애 작성일
첫사랑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으로 봤어요..^^
슬프네요..
근데 내가 왜 슬프지?..ㅜ.ㅡ
조은채님의 댓글
조은채 작성일
오늘에서야.. 규찬오빠는 신비감이 아닌.. 그냥 내 주변에서 볼수있는
평범한 사람이란걸..알게 되었당...
이제 규찬오빠를 특별하게 보지 않구.. 멋진.. 내 주변 사람이라구 생각
해야지...
채민정님의 댓글
채민정 작성일갑자기슬프네여,..사랑이란게..너무힘들구,,.
박정임님의 댓글
박정임 작성일
아버지 이야기... ^^ 참 따뜻하네요..
민미정님의 댓글
민미정 작성일인간의 살내가 물씬~ 잔잔한 감동이 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