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찬, '싱글노트'에 아로새긴 音, 인생 그리고 자유 - Daum

본문

- 인터넷으로 보는 \'즐콘서트( http://zlcon.daum.net )\'

인터뷰 / 정리 : 강명석 & 정병기
(트리플 크라운)

음악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너무 심오한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흔히들 대중음악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위한 음악을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음악을 비롯한 세상 모든 예술 장르는 결국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 기 위한 수단이다. 그것을 관철시키는 의지와 능력은 어쩌면 뮤지션과 아티스트를 구분 짓는 첫 번 째 기준일지도 모른다. 대중에게 어필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대중음악 시장에서, 뮤지션들은 대중 과의 소통과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과연 공존시킬 수 있을까. 조규찬. 약 15년 전 데뷔 이래 지금까지 7장의 앨범을 통해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을 발표하면서 마니 아층 뿐만 아니라 대중의 인기도 함께 얻고 있는 뮤지션. 그는 대중과 자기 세계 사이에서 나름의 해답을 내린 듯 했다. 그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어떤 지점에서 대중과 만나 소통하려하는지 \' 즐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 보기 바란다.

\"대중을 공감시키려 음악을 만들지 않아\"


- 일단 가볍게 재킷 얘기부터 시작해 볼게요. 지난 6집 앨범에서는 재킷 부터 매끈 (웃음) 했었잖아요. 상당히 단정하고 보기 좋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이번 앨범은 재킷 분위기부터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상당히 거칠고 무겁다고 할까요.. 특별히 의도하신 부분이 있 었는지?

아무래도 앨범에 담긴 메시지들이 조금은 더 무거워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일부러 무겁게 보일려 고 하는, 그런 연출로 해서 무거워지는 건 유치해지는 것이잖아요. 연출이 아니라 정말 앨범낸 지 2년 동안 무거운 분위기로 2년을 작업하다 보니까, 그게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거 같아요. 그걸 사 진 찍어 주시는 분이 보고 모노 톤으로 가자고 했고, 고독함을 살리자는 쪽으로 갔어요. 그래서 재 킷에 그런 느낌들이 잘 살아난 것 같아요.

d2m.jpg\"- 조규찬씨를 아는 사람들은 조규찬씨처럼 노래, 작곡, 편곡에 모두 능 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 뮤지션이 왜 유명해지지 않느냐라고 의문을 갖기도 하는데요. 지난 6집 앨범 이후 본인을 더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보는데, 이런 얘길 들을 때 어떤 생각이 드세요 ?


착잡해요. 그건 가수들을 줄세우는 것이죠. 수직적으로 100만장 팔린 가수와 1만장 팔린 가수를 비교하는 것이니까요. 만장 판 가수보다 100만장 판 가수가 더 성공했다, 그래서 좋다 이런 것은.. 그런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대중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은 그 당시 시대적 상황이나 흐름이 맞아야 되는 것이지 의도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대중이 뮤지션의 음악에 공감하는 것이지 뮤 지션이 대중을 공감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제 생각대로 음악을 하는 것이지 그걸 대중 을 공감시키려고 만들고 싶진 않아요.


- 그 이야기를 이어서 하면, 지난 6집 앨범 \'해빙\'이 상당히 성공을 거 뒀잖아요. 일부 사람들은 이제 주류로 올라선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하구요. 지난 앨범이 성공하 고 나서 달라진 점이랄까, 그런 성공이 7집을 만드는데 어떤 변화를 준 것이 있나요 ?

글쎄요. 언제나 그래왔지만 5집 이후에는 오리지널리티에 대해 생각 안 할 수가 없게 됐어요. 음 악이란 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자신의 색깔이 나오는데... 그게 우리가 양악을 받아들여서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답습하는 걸로 끝날 수도 있어요. 저도 지금 누군가의 음 악에 영향 받으면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거기서 조금씩 변해가는 그 과정들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아도 차츰차츰 앞으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변화를 주는 쪽으로 가면서 저의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 싶어요. 제가 만드는 모든 앨범은 그런 과정의 연장선상 에 있는 것이지, 지난 앨범이 어떻다 해서 갑자기 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앨범을 만드는 그 순간에는 상업적인 성공여부는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성공했다고 해도 방송을 많이 하냐 덜하느 냐 그런 것 뿐인데, 저 스스로가 방송에 의존하는 것 같지도 않고요. 방송은 저와 청자를 잇는 매 개체 정도로만 생각하거든요. 그 정도를 제외하면 차이점은 잘 못 느끼겠어요.



- 오리지널리티 얘기를 하셨는데, 이번 앨범 전반을 들어보면 상당부분 R&B(리듬앤 블루스)적인 접근법을 보이거나, R&B 창법을 쓰는데 그 결과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R&B 노래들하고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보통 R&B 노래나, R&B 창법이라고 하면 부드럽고 고급스럽 다... 뭐 이런 것들부터 느끼고, 보컬들도 그런 R&B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을 많이 강조하는 것 같 은데 조규찬씨 앨범에서는 R&B 창법을 그대로 쓰는데 그런 톤의 느낌이나 창법이 먼저 오기보다는 상당히 슬프다거나, 격렬하다는 느낌부터 드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R&B가 인기를 얻기 전부터 R&B 를 꾸준히 해온 뮤지션으로서, 조규찬씨 생각엔 한국에서 R&B가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나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일단 R&B를 흑인음악으로 규정짓지 않아요. R&B는 R&B고... 저는 흑인의 정서를 추종하는 사 람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도구를 활용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피아노가 우리의 악기가 아니지만 우리가 또 다르게 사용하듯이, 그들의 기술이 있더라도 저는 제 느낌에 따라서 다르게 사용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얘기되고 있는 R&B에 대한 가장 모순에 가까운 부분이 뭐라 고 생각하냐면, 오랜 시간에 걸쳐 그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여러 문제와 모순들에 부딪히면서 만 들어낸 결과들, 그렇게 해서 나온 소리의 패턴들을 그대로 따와서 거의 똑같게 흉내를 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건 자신의 소울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쓰는 기술들은 일단 다 습득을 해야죠. 다 영양분으로 삼되, 거기서부터 나오는 뿌리와 줄기, 그리고 열매는 자신의 토양 에 맞는 것이어야 해요. 다른 가수분들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제 앨범에서 그런 느낌이 나온 것은 그런 생각들에서 나온 것이 커요. 꼭 흑인음악이 뛰어난 장르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거구요. 문제는 장르가 아니라 사람인데, 듣는 이들이 조금 더 시야를 넓혀줬으면 하는 바람 이 있죠.


d3m.jpg\"- 그럼 R&B같은 장르적인 문제를 떠나서, 좋은 보컬이 가져야 하는 요소 는 무엇일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보컬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어디에 초점을 맞춰 노래 를 하고 녹음을 하시나요?

일단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성대에 대해 서 아주 오래 전부터 불만이 많았어요. 저로선 한계가 느껴지는 게 목소리였어요. 그런데 그 한계 가 오히려 제 색깔을 규정지어 주기도 했죠.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은, 정확한거라고 생각해요. 내 가 느끼는 나의 정서, 나의 주관적 감정은 아주 모호해요.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고 해 도 그건 내가 생각하는 노래일 뿐이지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사람들이 듣는 것은 객관화된 신호거든요. 그게 대중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대중이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신 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자기만의 정체성을 가져야겠지만, 그 바탕이 되는 것 은 정확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피치가 정확해야 하고, 리듬에 대해서도 정확해야 하고. 자기 감정에 막 빠져서 자기만의 신호를 만들어내서 남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자기 감정은 절제하고, 그걸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설명하는 것이죠.




7집 작업은 \'하루키\'의 글처럼 유쾌하게 - 가사에 가장 비중

- 그럼 그 객관화된 신호로 보내고 싶은 조규찬씨만의 느낌이란 게 뭘까 요? 저희가 느끼기에 5집은 힘들었던 나날들과 자신의 힘든 현재에 대해 투영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었는데, 6집은 어느 앨범보다 희망적이고 재생적인 느낌이었거든요. 7집 앨범을 작업할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제가 많이는 못 읽었지만 하루키의 짧은 글들 몇 개를 읽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나름대로 즐기 는 법을 아는 사람 같더라구요.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들과 관심사들을 예쁘게 담아내요.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부유감이 들 수 밖에 없는 몽환적인 느낌도 표출할 줄 알구요. 그리고 저도 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영향을 받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어요. 앨범 만드는 동안 제 나름대로 즐기는 법이란 뭔가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요. 며칠 동안 낚 시만 해본 적도 있고, 어떤 때는 침대에 걸터 앉아서 벽만 바라본 적도 있고... 그래서 나름대로의 유희를 즐긴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짧은 글들을 많이 써서 그 느낌에 맞는 곡들을 만 들어서 나가는 방식으로 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가사에 가장 비중이 있어요. 예전에는 가사가 사운드에 붙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소리가 가사에 어울리는 음악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죠.


- \'싱글노트\'라는 제목답게 앨범이 하나의 색깔을 갖고 있다기 보다 다 양한 넓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곡 하나하나는 앨범 전체의 통일성을 향해 흘러가기 보다는 각자의 기능을 완료하고 있는 것 같구요. 조규찬씨 자신이 생각하는 앨범의 포인트가 있다면 ?

만들 때의 포인트라... 포인트가 없다는 게 포인트에요. 말장난 같지만 정말 그래요. 하루키가 \' 밤의 원숭이\'라는 책 머리말에서 그렇게 말하더군요. 나는 이런 짧은 글을 몇 십개씩 쓸 수 있다고 . 어떻게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써놓은 이런 곡들은 내가 얼마 든지 쓸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상당히 편한 마음으로 앨범 작업을 했어요. 이건 내가 그만 큼 음악을 잘한다든가, 자만해 있다는 게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 스스로를 좀 많이 풀어주 기 위해 가졌던 생각이었어요. 날 풀어주면서 옛날보다 자유롭게, 저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마 음가는대로 정말 편하게 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앨범의 포인트가 뭐라고 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듣는 분들도 꼭 무슨 포인트를 짚기 보다는 책장 넘기듯, 하나씩 천천히 들으면서 음미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조규찬씨의 음악은 R&B뿐만 아니라 포크라든지, 록이라든지 하는 요소 들에 대해 끊임없는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굳이 음악을 장르로 분석해서 나누는 것은 참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떤 하나를 선택해서 이런 장르의 음악인으로 분류 되었으면 하는 장르가 있나요?

미술 얘기로 비유를 해볼게요. 아무래도 미술을 해서 이런 표현이 저한테 제일 쉽네요. 그러니까 ... 물감이 있어요. 두개의 면이 있는데, 한쪽에는 물감에 비해서 물을 많이 썼다고 생각해봐요. 그럼 그에 따라서 독특한 느낌이 나겠죠. 그리고 반대편은 똑같이 하는데 물보다는 물감을 많이 찍 어서 질감을 강조해요. 그러면 사람들은 그게 다른 방법이나 재료를 썼을거라고 생각할 거에요. 하 지만 그건 같은 재료와 방법에서 나온 거에요. 예를 들면 제가 예전에 박학기씨와 음악을 함께 했 었는데, 그때 포크음악을 주로 했던 것은 거기에 맞는 방법을 했던 것 뿐이고, 제 솔로 앨범에서는 거기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제 방식을 풀어낸 것이죠. 근본은 다 똑같아요. 장르 구분은 듣는 이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지, 만드는 사람이 나는 빨간색이 다, 빨간색을 할거다... 이런건 웃기는거에요. 저는 그냥 하고 싶은거 할게요... 이렇게 나가는 거죠.


d4m.jpg\"\"인터넷을 통한 책임감없는 비난 아쉬워\"

- 가사를 의도적으로 어렵게, 현학적으로 쓰신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사를 음미하기가 다른 대중가요에 비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의 음악에서 생각하는 가사의 기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신건가요?

음... 가사란 건, 마치 그림자와 실체의 문제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가사가 없는 음악, 연 주음악을 한다.. 그럼 그건 어떤 실체가 아니라 실체를 반사시키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아 티스트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보여주진 않으니까요. 뭔가 모호하죠. 하지만 가사는 그것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실체를 보여줘요. 뮤지션의 생각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죠. 어찌보면 듣는 이의 생각을 한 정시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할 때 가사 쓸 때 생각한건 가사 쓸 때 너무 그 범위를 좁히지 말자,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하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림자와 실체의 중간 정도 되는 그런 느낌이요.


- 가사 얘기를 계속하면, \'아마존의 소멸\'이란 노래 중에 \'소용돌이치는 제도권의 채찍에 쓰러지면 패배자란 이름으로 습한 소외의 땅에 소모되는 존재로 사라져가겠지\'라 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어떤 의도로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도권의 채찍\'이라는 말이 지금 현재 조규찬씨의 입장과 관련된 가사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규찬씨처럼 10년 이상을 음악을 해온 뮤지션의 입장에서 요즘 음악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무엇일까요?

책임감이 결여된 비난이 많아요. 비판이 아니라 책임감이 완전히 결여돼 있는 비난이요. 비난을 위한 비난. 특히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그런 게 더 커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요즘에 검색 외에 는 인터넷을 안해요. 정말 누구처럼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거든요. 꼭 저한테 그런 비난이 온다는 게 아니라, 인터넷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거에요. 책임 없이 툭툭 던 지는 비난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면서 사람들이 상처받는 것에 무방비로 노출돼요. 제 생각엔 그게 바로 제도권의 채찍이에요. 제도권이란 게 그거잖아요. 따로 있을 때는 개인이지만 모이면 그 것이 여론이 되고 제도권이 되죠. 그 제도권이 만들어내는 책임감 없는 비난이 저에게는 제일 힘들어요.


\"이번 앨범은 나에 대한 이야기\"

- 그럼 \'마지막 돈키호테\'는 어떤 생각으로 쓰신 가사인가요? 5집이나 6 집처럼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은유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이번 앨범은 뭐냐면... 누굴 공격하거나 화내기 위한 앨범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을 욕하는게 아니라,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에요. 내가 왜 여기 존재하며, 내가 왜 음악을 하냐는 그런 느낌 들. 그래서 주체가 되기도 하고, 객체가 되기도 했어요. \'마지막 돈키호테\'는 그런 노래에요. 너무 무모하고 과대망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 대한 노래죠. 그래서 일단은 객체를 노래 한 곡이에요. 그런 사람이 너무 그리웠거든요. 모든 것이 너무 빠르고 다원화되고, 점점 통제 불가 능한 상황. 개인의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그런 시대에서, 이 복잡한 시대에서 가장 바보스럽고 가장 나약한 존재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시대에 역행하는 바로 그런 사람 이 되고 싶기도 했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주체를 그린거기도 하겠죠. 바라보는 객체를 통해 세상이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램들을 담았어요.


- 조규찬씨를 방송에서 보면 자신의 음악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노출 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 조금씩 자신을 조금씩 닫아 놓으려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 ... 특별히 방송에 대한 태도나 방송 시스템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제가 데뷔할 당시에만 해도 방송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신인 가수에게 상당히 고압적인 상황이었어 요. 제가 느끼기에 방송국은 저를 수직적으로 내려 꽂는 곳 같았어요. 그래서 때로는 뜻을 꺾고 굴 욕적으로 무릎도 꿇어야하고.. 그런 상황을 많이 겪어야 했어요. 처음에 저를 보는 방송국 관계자 분들이 전부 반말을 하는 게 너무 당황스럽기도 했고요. 또 정말 같이 노래 부르는 가수가 방송에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들었던 적도 있어요. 그때 저는 바보같이 남들도 다 그러니까 그런 상황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고요. 내가 잘못한 것도 없었는데... 그런 상황들이 크 게 작게 10년 동안 저를 상처낸 것 같아요. 제가 활동하는 사이에 한 2-3년 공백기를 가졌던 것도 그 때문이었어요. 방송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너무 힘들었었거든요. 내가 평가하는 나와 세상이 평 가하는 나가 너무 달랐고, 그걸 견디지 못했어요. 저는 제가 느끼는 것들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 했는데 사람들은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그 후엔 방송에 부딪치면서 적응하려고 했고, 그러면서 일부러 저를 조금씩 닫아두고, 남들과 거리를 둔거 같아요. 하지만 그건 제가 의도 적으로 사람들을 멀리하고, 제 자신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런 저와 다른 시스템 속 에서 쌓인 상처가 저의 모습들을 보여주기 무섭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그건 듣는 사람을 상대로 하 는 게 아니라, 방송 시스템과의 관계에요.


d5m.jpg\"- 올해 \'즐콘서트\'의 마지막 주자이신데요, 조규찬씨는 평소 콘서트 때 편곡에도 많은 변화를 주시는데, 이번 콘서트에도 생각하고 계신 것이 있나요?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주름들을 많이 펴는 작업을 했어요. 뭐냐면... 소리가 1로부터 10으로까지 선으로 이어져있다면 이번 앨범은 그 사이에 주름이 많아서 펴놓으면 90까지 가는 곡들이 대부분이에요. 무척 복잡하고 흐름도 많이 변하죠. 하지만 공연에서는 그 주름을 펴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흘러가는 구성으로 갈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의 곡들도 대부분 재편곡을 할 생 각이구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팬들에게 한마디해주신다면 .

방송활동도 할거구요. 즐콘 열심히 할 거고요. 내년 초에 가능하면 콘서트를 하고 싶고요. 팬 여러 분께는... 제가 인간이고, 저는 저 하나라는거... 즉,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만들어놓은 바로미 터에 의한 재단은 조금 양보해주시면 안될까 해요..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아까 언급했던 책임지 지 않은 비난, 조규찬 고유의 영역인 창작의 문제, 그런 의도들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지나치게 월 권하는 것은, 정말 말 그대로 듣는 사람의 권한을 넘어서는 월권은 저를 위축시켜요. 저를 도망가 게 하죠. 저를 도망가는 게 좋으시다면 그러세요. 예, 협박입니다. (웃음)

출처 - Daum 미디어다음

댓글목록

지은정님의 댓글

지은정 작성일

  [나는 프리즘..]정말 찬님글을 읽자면 대략 난감해 진다는.ㅋ 모든생각을 깊게, 진지하게 하시는것 같아요^^

민유선님의 댓글

민유선 작성일

  정말,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모든 생각을 깊고 진지하게 하시는 것같아요
그래서 읽을때면 머리가 살짝 아프기도 하죠
그래도 그 하나하나에 어렵고도 심중한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더 집중하며 읽게 되네여
요 즐콘 인터뷰는 요즘 제가 읽을려고 애는 쓰지만 결국은 너무 어려워
최고 3장밖에 못 읽었던 <순수이성비판>을 생각나게 해요ㅡ.ㅡ;
어렵지만 또 어려울수록 더욱더 빠지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