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찬 “2년 채운 ‘감성의 욕조’ 조금 비워냈죠”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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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채운 ‘감성의 욕조’ 조금 비워냈죠”
[속보, 연예] 2003년 12월 09일 (화) 10:12

(::▨ 7집 ‘싱글 노트’ 발표한 조규찬::) 2년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조규찬(33)을 지난 3일 오후 만났다.
음악, 책, 친구 그리고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신기하게 도, 성실하고 진지한 그의 눈빛은 주변에 있던 모든 것들을 친숙 하게 만들어냈다.

그가 앉아있던 의자와 그가 마시던 커피, 그가 바라보던 벽, 그 리고 심지어 그가 숨쉬던 공기까지도. 대화하는 동안 그를 어디선가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1시간 남 짓 짧은 시간이었지만 조규찬은 자신만의 색깔을 농밀하게 내뿜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제 인생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진짜 창조적인 순간이 와야 행복해질 것 같거든요 . 지금까지는 단지 제 감성의 욕조에 채워진 물을 비워보려는 몸 짓에 불과했죠.” “행복하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치고는 꽤나 솔직하다. 잠시 이야기의 주제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로 넘어갔다.

“소설의 주인공인 소년이 우동을 먹으며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 이 있어요. 그 소년은 ‘100년뒤에 창밖 풍경은 모두 다 소멸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죠. 그 소년의 감정이 저와 묘하게 일치 하는 걸 느꼈어요.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거든요.” 조규찬의 마음속 ‘감성의 욕조’에서 마개가 뽑혀 텅 비워질 날 이 과연 올까. 그는 얄팍하고 즉흥적인 느낌만으로 노래하는 인간이 아니다. 그의 7집 앨범 ‘싱글 노트(Single Note)’를 듣다 보면 그 사실을 쉽게 알게 된다. 1년6개월여의 작업끝에 완성된 앨범은 그의 상상과 고독과 아집과 혼란이 빚어낸 산물이다.

“앨범 제목 ‘싱글 노트’는 ‘한 음으로 노래한다’는 뜻이에 요. ‘혼자인 내 인생이 흘러간다’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 죠.”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조규찬의 보컬이다. 노래마다 전면에 서있는 조규찬의 보컬은 그야말로 파닥파닥 튄다. 데뷔 15년째 를 맞은 가수의 물오른 목소리. 문장 단위가 아니라 단어 하나하 나에 각기 다른 음색을 실었다. 그래서 질리지 않는 대신 따라부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노랫말. 머리곡 ‘프리-스토리(Pre―S tory)’와 두번째 곡 ‘마지막 돈키호테’는 가상의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팬터지 소설을 연상시킨다.

‘달빛 물든 그곳 아름다운 널 가둔 유리성/가시 숲이 할퀸 너의 비명을 닮은 상처(중략)/조금만 기다려/아무리 깊은 늪이 날 막 아도/정의의 검에 야수의 숨이 끊어질 때까지.’(마지막 돈키호 테) 발라드 ‘멜로디’의 화음에서는 조규찬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연륜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R&B ‘연못속의 호수 그리는 물고기 ’는 자유를 갈망하는 현대인에 관한 보고서다. 연속해서 이어지 는 발라드 ‘아이 언더스탠드(I Understand)’‘돈 워너 트라이( Do-n’t Wanna Try)’‘그러나 사랑은 아름답습니다’는 사랑에 대한 3부작. ‘연예인’은 연예인이란 신분때문에 자신의 사랑 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을 담담하게 그렸다.

“연예인이라면 주위에 친구나 여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죠. 그 게 더 저를 외롭게 해요. 그때마다 ‘그냥 날 내버려두라’는 ‘ 좀머씨 이야기’의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외침이 생각나요.

쓸쓸해지죠.” 조규찬은 내년초에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짝은 없지만 내년에 결혼할 계획도 갖고 있다.

“새 앨범이 나왔지만 그릇된 상업주의에 편승하는 저 자신이 되지 않으려 해요. 악다구니 부리면서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냥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던져주는 정도로 만족할래요.”
이승형기자 lsh@munhwa.co.kr

댓글목록

노지영님의 댓글

노지영 작성일

  정말 도인분위기가 물씬 풍기네요.^^아직은 청년이라고 불리울 나이에 노인같이  깊고 진한 향기가 말 속에서 풍겨요.^^

정복희님의 댓글

정복희 작성일

  이 신문 집에 갈 때 사야겠네요...^^;;
맞아요..요즘 규찬님 장자 같으신 말씀 많이 하시네요..^^
움..짝은 없지만 내년에 결혼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부분이 왜 이리
서글프게 느껴지나요...ㅡㅡ;; 빨리 짝이 다시 생기심 좋겠어요..^^

오선영님의 댓글

오선영 작성일

  내년초 콘서트라..벌써부터 설레이네요^^
내년에 결혼이라..찬님에 걸맞게 훌륭한인격의 소유女 셨음 좋겠네요^^
너무 생각이 많으신 찬님...살짝 단순해지심 더 편한세상이 될텐데...
아무튼 찬님! 부디부디 행복하시길~~

정은주님의 댓글

정은주 작성일

  카리스마 넘치시는..

이지은님의 댓글

이지은 작성일

  데뷔 15년째~~~~ 짝짝짝~

안윤혜님의 댓글

안윤혜 작성일

  찬님 저여ㅡ.ㅡ/ 저 찬님 짝할래여 ㅡㅡ;;; 짝이 안되면 짝꿍이라도...쿨럭;;;(맛있는거 많이 사줄게여 -_-;;; 유치원생 꼬시는 유괴범같다;;;)

임정님의 댓글

임정 작성일

  찬님 인터뷰를 읽으면.. 묘한 여운이 남아요.. 그만큼 찬님의 말씀에 새겨들을 것이 있다는 얘기겠죠? ^^ 부디 좋은 짝 만나셔서 결혼하시길~~**

서은지님의 댓글

서은지 작성일

  [쥬키니]내가 왜 이렇게 살고있지...
난 뭐지?후라이팬이고 싶진 않은데..

송순옥님의 댓글

송순옥 작성일

  어느 누구에게서도 볼수없는, 아니 찾을수없는
찬님만의 카리스마!!!!!!!!!!!!!사랑해요

신유경님의 댓글

신유경 작성일

  찬님의 음악은 항상 신선하죠. 살아있는 음악..
저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어요.
마치 제 인생을 대변해주는것 같아요.
찬님... 사랑합니다. 영원히...

안진실님의 댓글

안진실 작성일

  내년초 콘서트?? 으앗 기대되구요..정말 찬님의 카리스마..그만의 느낌...정말 사랑하지 않을수 없어요..ㅠ.ㅠ

정은정님의 댓글

정은정 작성일

  음~ 이런 기사 마음에 쏙 드네요~

장재은님의 댓글

장재은 작성일

  글을 읽고나니 기분이 쓸쓸해지네요...좋은사람 만나셨음 좋겠어요~

강주현님의 댓글

강주현 작성일

  많이 안타깝네요ㅠ.ㅠ 어떻게 하면 규찬님이 행복해지실수 있을까,, 제능력밖이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드리고싶어용 ㅠ,ㅠ

이정인님의 댓글

이정인 작성일

  찬님!! 외로워하지 마세요 저를 비롯한 팬여러분들이 항상 함께 하잖아요
밝은 모습의 찬님을 기대해봅니다^^

김소정님의 댓글

김소정 작성일

    7집 들으면서 제가 느꼈던걸 기자님도 똑같이 느끼셨네요.  정말 가사 하나하나에 음색이 달라요.(대단!!!)  따라부르기도 힘들고...  노래방가서 규찬님 노래 부르고 싶어도 망칠까봐 못부르겠더라구요.  아니 안부르게 돼요.  히히!!!  노랠 못하는게 가장 큰 이유지만......
  빨랑 콘서트 계획 잡히셨음 싶네요. 

장경화님의 댓글

장경화 작성일

  어라...
규찬오빠...나랑 똑같은 계획을 가지고 계시네....
"짝은 없지만 내년에 결혼할 계획도 갖고 있다. "
^^;;ㅎㅎㅎ
내가 요즘 날마다 하는 말임...
저 정말 내년엔 결혼 할려구요..
짝은...슬슬 찾아볼려구요..^^;;ㅋㅋㅋ

안민희님의 댓글

안민희 작성일

  진짜 도인이 되어 버린건가?
약간 씁슬하기까지 한 저 진지함이란...

원정연님의 댓글

원정연 작성일

  사랑해요~^^

김선숙님의 댓글

김선숙 작성일

  전에도 그랬지만.. 규찬님과 편지를 주고받고 싶네요...^^;

신원희님의 댓글

신원희 작성일

  짝은 없지만...... 이 문장이 눈에 띄면서. 외롭다. 공허하다...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올 봄 콘서트에서는 총각으로 보내는 마지막 봄이라고 웃으며 말씀하셨더랬었는데........ 휴~~

박향선님의 댓글

박향선 작성일

  하하~음악을 들으면서 느꼈던걸 생각하면서 만드셨다니...음악은 서로를 아우르는 것임에 틀림이 없을까요...어럽게 느끼는 앨범이지만 여러사람들이 공감한다면 어렵지만도 않을듯합니다.

김현정님의 댓글

김현정 작성일

  성실하고 진지한 눈빛...이란 말에 공감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따뜻한 응시의 눈빛!! 이 겨울 규찬님의 음악을 알게 되어 기쁘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