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찬의 기타학 보여준 8집 'Guitology'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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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5-04-17 08:30]

(서울=연합뉴스) 안인용 기자
우리말로 \'기타학(學)\' 정도의 뜻을 갖고 있는 조규찬의 8집 앨범 제목 \'Guitology\'는 도전적이다. 자신만만하기도 하다.

조규찬의 음악은 서정성과 세련됨이 무기이다. \'무지개\'가 그랬고 \'믿어지지 않는 얘기\'와 \'충고 한마디할까\', \'따뜻했던 커피조차도\'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이번 앨범은 매끈함 가운데 거칠고 까끌한 부분이 눈에 띈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침이 아니라 의도적인,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 분위기다. 기타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타이틀곡 \'잠이 늘었어\'는 제목처럼 나른하게 잠 냄새를 풍긴다. 이 앨범 수록곡 중 두번째 트랙 \'Everytime\', 팝의 분위기가 짙은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 그루브가 강하게 느껴지는 \'ASAP\' 등과 함께 귀에 쏙 들어온다.

이 앨범의 백미는 \'원숭이 사냥\'. 조규찬은 하나의 악기와도 같은 자신의 목소리를 기타와 화음이라도 맞추는 것처럼 조율시킨다. 기타뿐 아니라 목소리도 가장 빛나는, 이 앨범 \'기타학\'의 마스터클래스인 듯하다. 그가 이번 앨범에서 하고 싶어했던 말이 가장 또렷하게 들리는 곡이다.

러닝타임 7분에 달하는 \'Don\'t\'는 한층 무게감 있는 기타음과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 있게 끌고가는 트랙. \'생각에 잠기다\'와 \'이봐 내 여행의 증인이 되어줘\'는 그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음악을 고스란히 펼쳐놓았다. 모던 록이라는 장르의 틀을 끼워 맞추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 듣는 것이 감상법.

이번 앨범은 음반도 음반이지만 공연을 더 기대하게 한다. 그도 그것을 아는지 다음달 21-22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8집 앨범 발매 기념 공연 \'Welcome to his Guitology\'를 연다.

djiz@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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